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리뷰'98] 영화... 거센 외풍속 한국영화 웃다

알림

[리뷰'98] 영화... 거센 외풍속 한국영화 웃다

입력
1998.12.29 00:00
0 0

경제위기와 시장개방으로 한국영화가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 비유될 때, 할리우드는 타이타닉호를 소재로 만든 영화로 한국시장을 휩쓸어 버린 것으로 시작한 한해. 그래도 한국영화는 흥행면에서 선전했다.줄어든 한국영화제작 겨우 42편(공연예술진흥협의회 심의기준)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58편보다 30%나 적다. 경제위기로 대기업이 손을 빼기 시작했고 그나마 제도적 지원 장치인 영화진흥법 개정은 정치논리에 휘말려 표류했다.

일본영화수입개방 12월 5일 「하나-비」를 선두로 일본영화가 들어왔다. 시장의 10%는 잠식할 것이란 것이 당초 영화인의 우려섞인 예측. 개방을 미리 축하하듯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일본영화판이 되었다. 일부 영화인들은 일본영화를 사려고 경쟁, 값만 5, 6배로 올려 놓았다. 그러나 「하나-비」와 「카게뮤사」는 3주만에 종영했을 만큼 흥행이 부진했다.

스크린쿼터 논란 미국의 스크린쿼터 폐지압력에 외교통상부가 동조하는 뜻을 비춤으로써 영화인들은 자신의 영정을 들고 『한국영화 죽는다』고 외쳐야 했다. 시민단체와 문화인들까지 합세해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스크린쿼터 유지」라는 답은 받아냈지만 계속 조여오는 미국의 압력에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

한국영화의 흥행 호조 너무 힘들어 울고 싶은 마음. 그속에서 한국영화는 웃음을 건져냈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해 2월까지 82만명(서울)을 기록한 「편지」가 보여 준 눈물의 위력은 연말을 장식하는 「약속」까지 계속되고 있다. 관객들은 작품의 완성도나 예술성 보다는 조금 어설퍼도 우리의 감정과 맞는 영화를 찾았다. 멜로 드라마의 강세는 「8월의 크리스마스」(43만명) 「정사」(34만명) 「찜」(17만명) 「남자의 향기」(15만명)에서도 나타났다.

19일 개봉한 「미술관옆 동물원」「해가 서쪽에서 뜬다면」도 벌써 10만명을 넘었다. 열악한 제작비의 한계를 장르개발로 극복한 「여고괴담」(62만명)과 「조용한 가족」(34만명) 「처녀들의 저녁식사」(32만명)도 성공적이었다. 여기에 「퇴마록」(42만명)까지 합하면 7편(지난해 6편)이 3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10위까지 관객도 지난해 340여만명 보다 1백만명이나 많았다.

국제영화제 수상 이광모감독의 「아름다운 시절」이 도쿄영화제 금상, 하와이영화제 대상, 데살로니키영화제 최우수예술공헌상을, 민병훈감독의 「벌이 날다」가 데살로니키에서 은상, 토리노영화제 대상을 연속수상했다. 자기방식대로 영화를 찍는 신인들의 쾌거로 한국영화는 힘들어도 희망을 갖는다. 이대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