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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아침식사 배달 시키신 분~” 로봇이 美 캠퍼스 돌며 배달

입력
2019.04.14 18:14
수정
2019.04.14 19: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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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 배달 로봇. 키위캠퍼스 홈페이지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 배달 로봇. 키위캠퍼스 홈페이지

음식 배달 로봇이 미국 대학가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아침식사를 거르기 쉬운 학생들에게 배달 로봇이 ‘식사 해결사’로 큰 인기를 얻는가 하면 아직 운행이 미숙한 로봇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학생들이 도와주는 진풍경도 펼쳐진다.

대학 캠퍼스는 도로와 인도 등이 잘 정돈돼 있고 차량 흐름이 많지 않아 시행 초기 단계인 배달 로봇을 운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지난해 캘리포니아대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캘리포니아대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등에서 배달 로봇이 운영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버지니아주의 조지메이슨대가 학교 식당과 로봇 배달 시스템을 처음 연계했고 3월에는 노던 애리조나대로도 확대됐다.

처음 학생들의 반응에 반신반의했던 업체 측은 학생들의 폭발적인 이용에 반색하고 있다. 조지메이슨대에서 배달 로봇을 운영하는 스타쉽 테크놀로지 측은 “첫 두 달 동안 1,500여건의 아침식사 주문이 이뤄졌다”면서 “학생들의 88%가 시간 부족으로 아침을 거른다는 연구가 있는데 배달 로봇 등장으로 그 숫자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운영 첫날 한꺼번에 너무 많은 주문이 쏟아져 시스템을 꺼버릴 정도였다고 한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배달 로봇이 학생들의 식습관을 바꿨다’고 전했다. 차량 호출 서비스인 우버앱과 비슷하게 학생들은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배달 로봇의 이동 상황을 지켜보면서 지정한 장소에서 주문한 음식을 받을 수 있다. 1.99달러의 저렴한 배달비로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회사의 라이언 튜이 이사는 “서비스를 시작한 후 주문량에 깜짝 놀랐는데 정말 감동적인 것은 학생들이 로봇을 수용하는 태도였다”고 말했다. 로봇이 캠퍼스에 등장하자 학생들은 로봇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반기고 로봇에 옷을 입혀주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배달 로봇이 아직은 완벽한 상태가 아니어서 진흙에 빠지는 등의 사고를 당하는 일도 종종 있는데, 학생들은 이런 도움이 필요한 로봇을 구해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물론 로봇을 뒤집어 놓거나 발로 차며 괴롭히는 짓궂은 학생들도 없지 않아 업체들은 학생들과의 교감을 위해 로봇이 윙크를 하는 표정을 짓거나 간단한 인사말을 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UC버클리대에선 스타트업체 ‘키위캠퍼스’의 로봇 한 대가 배터리 결함으로 불이 붙는 사고가 발생해 배달 로봇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화재 당일 밤 UC버클리대에선 화재를 당한 로봇을 위한 촛불 추도식이 열려 60여명의 학생들이 모였다고 WSJ은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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