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기억할 오늘] 포니 익스프레스(4.3)

입력
2019.04.03 04:40
30면
0 0
포니익스프레스 기수 모집 공고. 목숨을 걸 수 있는 18세 이하의 젊고 날씬하고 억센 남자를 찾는다고 적혀 있다.
포니익스프레스 기수 모집 공고. 목숨을 걸 수 있는 18세 이하의 젊고 날씬하고 억센 남자를 찾는다고 적혀 있다.

1846년 멕시코로부터 ‘독립’한 공화국 캘리포니아는 4년 뒤 미 연방 자유주(free state)로 편입됐다. 그 사이 금광이 발견돼 수많은 이들이 서부로 몰려갔다. 그들 ‘포티 나이너스(Forty-niners)’의 절대 다수는 구전 동요 클레멘타인의 아버지처럼 가난한 노동자였지만, 그 시절부터 시간이 돈이던 사업가도 있었다. 철도와 금융, 보험업자 등 사업가들은 대부분 동부 뉴욕과 보스턴에 가족을 둔 이들이었다. 그들의 필요로 1860년 ‘포니 익스프레스(Pony Express)’ 즉 조랑말 특급우편이 탄생했다. 동부 대서양 연안에서 서부 캘리포니아까지 예사로 몇 달씩 걸리던 짐마차 우편서비스를 ‘포니 익스프레스’는 단 열흘로 단축시켰다.

포니 익스프레스는 사업가 윌리엄 러셀과 알렉산더 메이저, 윌리엄 워델이 합자해 ‘빠르고 안전한 서비스’를 표방하며 만들었다. 짐마차보다 단출하고 빨라 강도나 인디언의 습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인력과 일소, 마차, 창고 등 짐마차 우편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도 적게 들었다.

그들은 동부 기차의 서쪽 종착역이자 포니 익스프레스의 동쪽 기점인 미주리주 세인트조지프(St. Joseph)와 서쪽 끝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의 3,212km 구간에 약 16km 간격으로 마구간 형태의 간이 역사 184개를 세웠다. 기수가 지친 말을 바꾸고 허기와 갈증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말도 약 400마리를 갖췄는데, 정통 경주마가 아니라 이름처럼 조랑말에 가까운 비교적 싼 말이었다고 한다. 기수는 120명이 선발됐다. 금속 함과 행낭에 채운 우편물 1회 무게는 약 75kg. 기수의 몸무게도 57kg(125파운드)을 넘지 않았다고 한다. 하루 평균 300km 이상을 열흘 동안 달려야 하는 저 살인적인 노동 강도 덕에 그들은 미숙련공 평균 일당이 1달러에 못 미치던 당시 주급 25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우편 요금은 0.5.온스(14g)당 5달러(근년 기준 약 130달러)로 시작했지만, 고객이 적어 마지막엔 1달러가 됐다.

포니 익스프레스의 첫 기수가 1860년 4월 3일 각각 세인트조지프와 새크라멘토에서 출발했다. 저 야심 찬 사업은 이듬해인 1861년 10월 24일 대륙 간 전신망이 개통하면서 18개월 만에 망하고, 거친 서부 개척사의 한 상징으로 남았다. 최윤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