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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하수체 종양, 콧속에 내시경 넣어 흉터 없이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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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하수체 종양, 콧속에 내시경 넣어 흉터 없이 제거”

입력
2019.03.19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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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새 30% 이상 증가…생리불순ㆍ말단비대라면 정밀 검사를

뇌하수체는 뇌 속에는 호르몬 분비를 맡은 기관이다. 성호르몬, 성장호르몬 등 다양한 호르몬 대사를 담당한다.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면 호르몬 과다분비로 생리불순, 불임, 말단비대증, 쿠싱증후군 등이 나타난다. 치료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흉터 없이 간단하게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이승환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콧속에 4㎜ 정도의 얇은 고해상도 내시경을 넣는 수술로 뇌하수체종양을 치료하면 흉터도 남기지 않고 2~3시간 내 끝낼 수 있다”고 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이승환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콧속에 4㎜ 정도의 얇은 고해상도 내시경을 넣는 수술로 뇌하수체종양을 치료하면 흉터도 남기지 않고 2~3시간 내 끝낼 수 있다”고 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뇌종양 중 세 번째로 많아

뇌하수체 종양은 뇌 조직 중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뇌하수체에 생긴 모든 양성 종양을 말한다. 전체 뇌종양의 10~15%나 될 정도로 많이 발생한다. 신경교종과 흔하게 듣던 뇌수막종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다.

환자도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하수체 종양(뇌하수체의 양성 생성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13년 1만7,488명에서 2017년 2만3,572명으로, 5년 새 34%나 증가했다. 특히 여성에서 많다. 2017년에만 여성 환자가 14,947명으로 남성 환자보다 1.7배나 더 많았다.

시신경 압박하면 시력 저하, 시야 줄어

뇌하수체 종양은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비기능성 종양과 기능성 종양으로 나뉜다. 호르몬과 관련 없는 비기능성 종양은 덩어리가 뇌 속에서 커지면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종양 덩어리가 시신경을 누르면 시야가 양쪽 끝부터 좁아지는 시야 감소가 생길 수 있다. 정면은 잘 보이는데 양옆을 가린 것처럼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므로 알기 쉽지 않다. 방치하면 실명될 수 있다. 종양이 계속 커지면 뇌척수액 흐름을 방해해 뇌에 물이 차는 뇌수두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뇌수두증이 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호르몬 이상을 일으키는 기능성 뇌하수체 종양은 문제가 되는 호르몬에 따라 그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프로락틴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는 종양이다. 전체 뇌하수체 종양의 40%나 차지한다. 종양에서 포르락틴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생리불순, 유즙분비, 불임을 일으킨다. 남성에서는 성기능 감소나 발기부전, 불임, 여성 유방증도 생길 수 있다.

성장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손발이 커지는 말단비대증이나 거인증이 될 수 있다. 성장기 환자에게서는 거인증, 성장이 멈춘 환자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가 뼈의 말단부위가 과도하게 커진다. 광대뼈, 턱뼈는 물론 혀와 코가 커지고 손발도 커지는 등 신체변화가 나타난다.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이 과다분비 되면 비만, 고혈압, 당뇨병, 조모증, 복부 비만 등을 일으킨다. 복부는 부풀어 오르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쿠싱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승환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호르몬 불균형에 따른 대사이상이 생기면 내분비내과나 산부인과로 많이 가는데 여기서 가장 먼저 뇌하수체에 이상이 있음이 알려져 신경외과 진료로 이어지게 된다”며 “시력 감소 등으로는 안과에서 기본적인 검사 후 시신경 문제로 알려져 신경외과로 내원하기도 한다”고 했다.

콧속 내시경으로 흉터 없이 종양 제거

뇌하수체 종양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다. 흔히 뇌에 종양이 생기면 머리를 여는 개두술을 생각한다. 뇌하수체 종양은 콧속으로 내시경으로 넣어 흉터 없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이를 ‘내시경 뇌수술(Endoscopic neurosurgery)’이라 한다. 최소침습적 수술의 핵심기술로 불린다.

내시경 수술법은 4㎜ 두께의 얇은 카메라가 종양까지 바로 접근해 파노라믹뷰로 확보된 시야를 통해 종양을 깔끔히 제거하므로 재발률이 낮다. 양쪽 콧구멍을 통해 내시경, 수술 도구가 들어가므로 코에 흉터를 내지 않고 2~3시간이면 마친다. 또한, 수술 후 출혈ㆍ통증이 적어 다음날 퇴원할 수 있다. 단 좁은 공간에서 미세 조작으로 진행되는 고난도 수술이기에 상당한 경험을 가진 의사만이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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