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무함마드 왕세자 일부 권한 박탈”… 사우디 권력구도에 이상신호?

알림

“무함마드 왕세자 일부 권한 박탈”… 사우디 권력구도에 이상신호?

입력
2019.03.19 15:43
수정
2019.03.19 19:06
20면
0 0
무함마드 빈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달 20일 인도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해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와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후 외국 지도자와 공식 회동을 갖지 않은 것은 물론, 최근 2주 동안엔 외부 활동 자체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델리=로이터 연합뉴스
무함마드 빈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달 20일 인도 뉴델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해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와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후 외국 지도자와 공식 회동을 갖지 않은 것은 물론, 최근 2주 동안엔 외부 활동 자체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델리=로이터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34) 왕세자가 재정ㆍ경제와 관련한 권한을 박탈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말 전 세계를 경악케 만든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이 여전한 가운데, 부친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84) 국왕과 미묘한 갈등을 겪고 있으며, 그 결과 철옹성처럼 공고했던 그의 권력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최근 2주간 사우디 국내에서 열린 고위급 각료 회의, 외교 관련 모임에 잇따라 참석하지 않고 있다. 살만 국왕은 자신이 주재하는 회의에도 무함마드 왕세자가 불참하자 각료들 앞에서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달 초 사우디를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 등과 회동을 일절 갖지 않았다.

사우디 왕실 내부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왕세자가 2주 동안이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no-shows)은 깜짝 놀랄 일”이라고 말했다. 대내외적으로 ‘광폭 행보’를 보였던 종전 모습과는 매우 대비되는 그의 이런 ‘침묵’은 결국 살만 국왕과 긴장 기류가 조성됐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특히 살만 국왕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권한 중 일부를 자신의 최측근이자 최근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무사에드 알아이반에게 넘기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알아이반은 살만 국왕을 대신해 사우디의 투자 결정을 비공식적으로 감독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왕세자 사이에 금이 갔다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카슈끄지 암살, 예멘 내전 개입 등으로 사우디가 국제적 논란의 중심에 서자 그 핵심 인물인 무함마드 왕세자를 살만 국왕이 제어하고 나섰다는 얘기다.

두 사람의 ‘불화설’을 뒷받침하는 신호는 더 있다. 지난달 말 살만 국왕이 이집트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무함마드 왕세자는 환영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친동생인 칼리드 반살만 알사우드 왕자를 국방차관에 임명하고, 리마 빈트 반다르 알사우드 공주를 신임 주미대사에 지명할 때에도 살만 국왕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 가디언은 “워싱턴에 체류 중인 사우디 정부 대변인은 수 차례의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면서 “다만 일부 중동 전문가들은 살만 국왕 부자 간 갈등설이 과장돼 있고,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금도 왕실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