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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꾸벅꾸벅’ 춘곤증 탓일까? 수면장애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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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꾸벅꾸벅’ 춘곤증 탓일까? 수면장애가 궁금하다

입력
2019.03.19 09:00
수정
2019.03.19 10: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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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자주 졸리는 것은 춘곤증뿐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기면증 등으로 인해 생긴 현상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낮에 자주 졸리는 것은 춘곤증뿐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기면증 등으로 인해 생긴 현상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완연한 봄이다. 낮에 꾸벅꾸벅 조는 사람이 많아졌다. 계절 변화를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데다 피로까지 겹쳐 졸음이 쏟아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간졸림증이 춘곤증과 만성피로 때문만일까?

‘자꾸 졸리는 것은 춘곤증ㆍ만성피로 탓이다’, ‘잠을 하루 평균 8시간 자야 한다’, ‘불면증이 생기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나이 들면 잠이 없어진다’, ‘수면제를 자주 먹으면 안 된다’, ‘불면증과 우울증은 관계없다’, ‘잠자려면 술 한 잔이 효과적’ 등 수면과 관련한 오해들을 풀어 본다. 매년 3월 셋째 주 금요일은 ‘세계 수면의 날(World sleep day)’이다. 수면장애 환자는 2013년 38만686명에서 2017년 51만5,326명으로 5년 새 30%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꾸 졸리는 건 춘곤증ㆍ만성피로 탓?

따뜻한 봄기운에 밥을 먹고 난 뒤나 버스에서 또는 TV를 보다가 졸거나 졸음이 올 때, 춘곤증이나 만성피로를 탓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점심식사 후 졸린 것은 정상적인 생리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밤에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졸리거나, 졸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조는 등 졸음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주간졸림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낮에 졸리는 현상은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기면증(嗜眠症) 불면증 등으로 인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치하면 여러 만성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 가운데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20~30초가량 숨쉬지 않는 증상이 5번 이상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수면 중 숨을 잘 쉬지 못하면 숙면이 힘들어 낮에 계속 졸리고 피로해진다. 김지현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호흡이 순간적으로 정지되는 수면무호흡증이 심각해지면 저산소증으로 뇌경색ㆍ심근경색ㆍ고혈압 등이 생길 수 있고 돌연사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루 8시간을 잠을 자야 한다?

수면은 하루 4~10시간으로 개인마다 아주 다르다. 하루 몇 시간을 자야 정상이라고 할 수 없고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수면의 양보다는 질이다.

깊은 잠을 자면 조금만 잠자도 피로를 풀 수 있어 다음 날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으면 4시간 수면도 충분한 사람이 있다. 간혹 충분히 잠자지 못했다며 낮잠으로 보충하기도 하는데, 밤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이른 오후(오후 1~2시경) 15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불면증이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불면증에 걸리면 잠잘 걱정에 일찍 누워보지만 해결책이 아니다. 자려고 애쓸수록 잠은 도망갈 뿐 졸릴 때에만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필요하다. 만약 누웠는데 20분가량 잠자지 못하고 뒤척인다면 차라리 일어나 졸음이 올 때까지 기다린 후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 잠을 청하려고 오랫동안 뒤척이며 누워 있는 날이 반복되면 오히려 눕기만 해도 정신이 맑아질 수 있다.

◇나이 들면 잠이 없어진다?

나이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나이 들어도 필요한 수면시간은 크게 줄지 않는다. 나이 들면서 깊은 잠이 줄고 자주 깨다 보니 밤잠은 줄어들지만, 대신 낮잠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밤잠과 낮잠을 합치면 전체 수면량은 젊은 사람과 별반 차이 나지 않는다. 노년기 불면증은 젊은 성인보다 신체ㆍ정신질환에 의해 많이 생기므로 나이가 많아져 잠이 줄었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서는 안 된다.

◇수면제는 자주 먹으면 안 된다?

수면제는 중독이 되기 때문에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수면제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환자의 증상과 나이 등에 따라 다른 수면제가 처방된다. 전문의의 처방에 따른 적절한 사용은 불면증의 고통도 줄이고 치료에도 도움될 수 있다.

이주헌 강동성심병원 신경과 교수(강동성심병원 병원장)는 “과거의 수면제는 인체에 남아 있는 잔류시간이 길었지만 최근 약은 인지나 신체적 기능에 오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또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생기는 급성불면증은 수면유도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다만 개인마다 효과나 부작용이 다를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불면증과 우울증은 무관하다?

낮에 우울감을 느끼면 밤에도 여전히 긴장되고 불안해진다. 이로 인해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감정조절 호르몬(세로토닌)이 적게 분비되는 악순환이 생긴다.

불면증의 10~25%는 우울증에서 생기고, 20~30%는 불안장애에서 비롯된다. 심리ㆍ사회적 스트레스로 잠을 이루지 못할 때는 불면증 치료에만 집중하기보다 근본 원인인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2주 이상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우울해지고 불안감까지 느낀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 우울증 약을 먹으면 뇌에 저하된 세로토닌 호르몬이 다시 늘어나 불면증도 같이 치유될 수 있다.

◇잠자려면 술 한 잔이 효과적?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술을 한 잔 하고 자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서양에서도 ‘나이트 캡(night cap)’이라고 잠 들기 전에 한 잔 술을 마신다. 술기운을 빌리는 나이트 캡은 중간중간 깨는 등 숙면을 해쳐 오히려 더 피곤해진다. 술을 하루 한 잔 더 마실수록 수면무호흡증 위험성이 25%씩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자기 전에 술을 반복적으로 마시면 불면증뿐만 아니라 간ㆍ위장ㆍ심장질환 같은 병을 일으킬 수 있다. 최수련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술을 마시면 졸음이 오고 빨리 잠들 수 있어 평소보다 잘 잤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알코올의 수면유도 효과는 일시적일 뿐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다음날 피로를 느끼기 쉽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수면. 게티이미지뱅크
수면. 게티이미지뱅크

[건강한 수면 7대 생활수칙](대한수면학회)

①수면ㆍ기상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라.

생체리듬은 24시간 주기로 수면과 각성, 호르몬 분비, 신진대사, 체온 등 중요한 신체ㆍ정신 기능을 조절한다. 하루주기리듬이 흔들리면 수면과 각성 패턴은 인슐린 등 호르몬 분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②주말에 지나친 잠을 피하라.

주말이라고 지나치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은 피하는 게 좋다. 이런 습관은 짧은 기간에 3∼4시간 시차가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것과 같다.

③ 낮에는 밝은 빛을 쬐고 밤에는 빛을 피하라.

밤에 빛이 들어오면 비활동성이던 생체시계가 활발해져 각성을 유발한다. 또 뇌 속 멜라토닌 분비도 억제된다. 따라서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사용하는 것은 수면에 좋지 않다. 집 조명도 너무 환하지 않게 하는 게 좋다.

④ 지나친 카페인 섭취와 음주를 삼가라.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정신 들게 하지만 오후 늦게 마시면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⑤ 낮에 졸리면 낮잠을 자라.

다만 낮잠을 잘 때 30∼40분 이하가 좋다. 그 이상 자면 밤잠에 지장을 줄 수 있다.

⑥ 늦은 저녁 운동은 피하라.

저녁 늦게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을 하면 깊은 잠에 방해가 될 수 있다.

⑦ 수면에 문제 있다면 전문가 도움을 받아라.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 시간에도 낮에 졸리거나 피곤하다면 수면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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