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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2년 반만의 대규모 전대 후끈… 중심엔 김진태ㆍ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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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2년 반만의 대규모 전대 후끈… 중심엔 김진태ㆍ김순례

입력
2019.02.27 17:59
수정
2019.02.2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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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등 “한국당 해체” 기습시위로 몸싸움도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27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가운데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무대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27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가운데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무대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27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천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전당대회는 이정현 대표가 뽑혔던 2016년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전대 이후 2년 반 만으로, 이날 행사장에는 오늘만을 기다렸다는 듯 5,000여명의 열성 당원들이 운집해 대회장 안팎을 당의 상징인 빨간빛으로 물들였다. 당 대표에 도전하는 황교안ㆍ오세훈ㆍ김진태 후보와 12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은 저마다 내년 총선 압승과 대여 투쟁 의지를 다지며 마지막 표심 구애에 나섰고, 이에 화답하는 당원들의 응원 열기로 행사장은 떠나갈 듯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전대는 전국 곳곳에서 몰려든 당원들의 ‘장외 응원전’으로 행사 시작 3시간여 전부터 축제 분위기였다. 행사장 전면에는 붉은 바탕에 전대 슬로건 ‘다함께 미래로’가 흰 글씨로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나부꼈고, 그 앞으로 각 후보 지지자들이 이름을 연호하며 피켓과 응원막대를 흔들어 주변이 들썩거렸다.

응원전이 과열되면서 크고 작은 충돌도 빚어졌다. 대회장 앞에서 나란히 터를 잡고 응원하던 황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자들은 상대측 응원을 방해하고 욕설을 주고받는 등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전대 시작 약 1시간 전에는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소속 수십 명이 한국당 해체를 주장하는 기습시위를 벌여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은 행사장 입구를 점거한 채 ‘역사왜곡정당 해체하라’ ‘괴물 자유한국당’ ‘세월호 참사 중대 범죄혐의자 황교안’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해체하라, 자유한국당”을 반복해 외쳤다. 이에 입장을 기다리던 당원들이 시위대를 에워싸고 “빨갱이” “나가라”고 맞서 거세게 반발했고, 시위대를 밀치고 피켓을 빼앗아 찢으면서 급기야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현장에 배치돼 있던 경찰이 개입해 양 측을 가르고 시위대를 해체시키면서 1시간여 만에 겨우 질서를 찾았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린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입구에서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소속원들이 한국당 해체를 주장하는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린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입구에서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소속원들이 한국당 해체를 주장하는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 같은 소동으로 당원들의 입장이 늦어진 탓에 당초 계획보다 약 20분 늦게 시작된 전대는 후보자들의 정견 발표 순서에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중심에는 극우 성향의 김진태ㆍ김순례ㆍ김준교 후보가 있었다. 이번 전대를 앞두고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인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는 “5ㆍ18 유공자 명단 공개하라”를 세 번 연속 부르짖으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연설회 때마다 과한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던 김준교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전대 과정에서 젊은 혈기에 약간의 실수들이 있었다. 그러나 저의 진심을 알아달라”며 “저들의 노예가 되긴 싫다. 그래서 싸우는 것”이라고 외쳤다.

이어 당 대표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김 후보는 열성 지지자, 태극기 부대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즉흥 연설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아침 출근할 때마다 아내가 ‘자기야, 오늘은 제발 조용히 좀 지내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하는 거 보면 어떤가. 경상도 말로 허파 디비지죠(속이 뒤집어지죠)”라며 “우리 애들 엄마 미안해. 그렇지만 우리 애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순 없는 거 아닙니까”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오 후보는 “저는 많이 부족하다. 당을 나갔다 왔고, (서울시장) 중도 사퇴로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렸다”며 “그러나 보수의 가치를 위해 싸우다 쓰러졌던 장수이기도 하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현명하다. 누가 과거 그 자체면서 입으로만 미래를 외치는지, 누가 스스로 분열을 조장하면서 입으로만 보수통합을 외치는지, 누가 분열된 보수를 하나로 뭉쳐 중원으로 진격할 장수인지 잘 안다”며 자신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전대 기간 내내 ‘1강’이란 평가를 받아온 황 후보는 “힘있는 당대표를 만들어달라. 압도적 지지를 보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 출신인 그는 “당선되던 날 옆자리에 앉혔던 대통령 최측근 김경수 경남지사는 댓글 8,800만개를 조작해 감옥에 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말 몰랐나”라며 “이 정권의 신적폐를 더 이상 놓아둘 수 없다. 저 황교안이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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