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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젊은 남성 뇌졸중 원인의 45%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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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젊은 남성 뇌졸중 원인의 45% 차지

입력
2019.01.15 05: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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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뇌졸중학회, 국내 첫 ‘역학보고서’ 발표

45세 미만의 젊은 남성의 뇌졸중은 흡연때문에 절반 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45세 미만의 젊은 남성의 뇌졸중은 흡연때문에 절반 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는(뇌출혈) 뇌졸중이 연령별로 원인이 크게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뇌졸중이 45세 미만 젊은 층에서는 흡연ㆍ비만, 중장년층(55~74세)에는 고혈압ㆍ당뇨병, 고령층(75세 이상)에서는 심방세동이 주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뇌졸중은 10만명 당 30명(남성 37명, 여성 24명ㆍ2015년 기준)이 목숨을 잃어 국내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뇌졸중은 뇌경색(76%), 뇌내출혈(15%), 지주막하출혈(9%) 순으로 발생했다. 뇌졸중 환자는 매년 10만5,000명이 새로 발생했다.

대한뇌졸중학회 역학연구회가 최근 발표한 ‘뇌졸중 역학보고서(Stroke Fact Sheet in Korea 2018)’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첫 뇌졸중 보고서로, 발생률ㆍ사망률ㆍ위험인자ㆍ치료 현황 등을 담았다.

45세 미만 남성의 뇌졸중은 흡연에 의한 발병 기여 위험도가 45%였고, 45세 미만 여성은 6%였다. 19~54세 여성의 뇌졸중은 비만에 의한 발병 기여 위험도가 6.8%였다.

배희준 대한뇌졸중학회 역학연구회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흡연이 혈관 벽을 손상하고, 혈중 지질을 산화해 동맥경화증 위험을 높이며 염증을 만들어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고 했다. 젊은층에서 뇌졸중의 또 다른 위험 요인은 비만이었다.

중ㆍ장년층(55~74세)에서는 고혈압과 당뇨병이 뇌졸중의 주 위험요인이었다. 중ㆍ장년층 뇌졸중 환자에게서 고혈압의 뇌졸중 기여 위험도가 31%, 당뇨병은 19%였다. 둘을 합치면 뇌졸중 환자의 절반이 고혈압ㆍ당뇨병으로 인해 발생했다.

배 교수는 “뇌졸중에 공통적으로 가장 위험한 요인은 고혈압”이라고 했다. 뇌 무게는 1,500g 정도로 몸무게의 40~50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혈류의 20%가 뇌로 간다. 뇌에는 혈류량이 많이 필요하므로 혈압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혈압이 높으면 지속적으로 혈관벽에 높은 압력을 가하면서 혈관이 손상되고 염증이 생겨 동맥경화증으로 악화된다. 또 심장에서 대동맥을 통해 혈액이 뿜어져 나올 때 가장 먼저 도달하는 장기도 뇌이기에 그만큼 혈압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혈당이 높으면 혈전이 잘 생기고 염증이 잘 만들어지므로 당뇨병 역시 위험하다.

고령인은 고혈압ㆍ당뇨병의 기여 위험도는 줄어드는 반면, 심방세동(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의 일종)이 뇌졸중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심방세동이라면 심장 내 혈액이 고이면서 혈전이 만들어지고,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배 교수는 “국내 뇌졸중 환자의 5분의 1은 심방세동을 앓고 있다"며 "심방세동이 있으면 뇌졸중 위험이 4배 정도 높아지지만, 병 인지율이 낮아 문제”라고 했다. 심방세동 유병률은 70~79세는 26%, 80세 이상은 34%로 높다. 그러나 자신의 병을 알고 치료를 받는 환자 수는 적다. 국내 심방세동 환자의 치료율은 25% 정도로 낮다.

보고서는 또한, 뇌졸중 골든 타임인 증상 발생 3시간 이내 병원을 찾은 환자는 40%에 그쳤고, 병원을 찾은 시간이 매년 점점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뇌졸중 발생 이후 1년 이내 뇌출혈이 다시 발생한 비율이 8.9%, 골절이 생긴 비율은 4.7%나 됐다. 뇌졸중으로 인한 직접 비용은 1조6,840억원(뇌경색 1조1,180억원, 뇌출혈 5,400억원)이나 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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