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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트렌드, NOW] “아마존보다 넓을 순 없으니...” 변신하는 미국 백화점

입력
2018.12.25 18:27
수정
2018.12.25 20:5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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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년 역사를 자랑하던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검프백화점이 문을 닫기로 결정한 가운데, 지난 20일 백화점 앞에 점포 정리 세일을 광고하는 안내판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157년 역사를 자랑하던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검프백화점이 문을 닫기로 결정한 가운데, 지난 20일 백화점 앞에 점포 정리 세일을 광고하는 안내판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소비 패턴의 변화로 유통업계 전통의 강자인 백화점이 고전 중인 가운데,미국의 백화점들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4일(현지시간)월스트리트저널(WSJ)은‘백화점의 미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백화점들의 모습을 조명했다. 파산의 아픔을 겪고 다시 문을 연 카슨스백화점이 대표적이다. 카슨스백화점의 모기업 본톤은 올해 초 파산을 선언,미 전역에 있던 수십 개의 매장을 한시적으로 폐쇄한 바 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지난달 재개장한 일리노이주 에버그린파크 소재 카슨스백화점은 우선 1층 쇼핑 공간을 기존 공간의 4분의 1로 확 줄이고,전자상거래를 위한 창고를 만들었다.본톤의 지적재산권을 인수한CSC제너레이션의 저스틴 요시무라 대표는 WSJ에 “과거 백화점들은 많은 상품을 팔아야 했기 때문에 넓어야했지만 오늘날 아마존보다 더 많은 제품을 담을 수 있는 백화점을 만들 순 없다”며 공간구조를 변경한 이유를 설명했다.

새로운 수익 구조 창출에도 나섰다. 계산대에서 백화점 할인권을 줄 테니 자동차보험을 백화점에서 추천하는 회사의 상품으로 변경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식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백화점은 보험회사에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요시무라 대표는 “고객의 8% 가량은 상품을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한다”고 말했다.직원이 계속 바뀌어 고객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정규직 직원만 채용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규직 직원들로 하여금 손님들의 이름과 취향 등을 기억하도록 해 손님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의도다.

백화점 업계 스타트업인 네이버후드굿즈는 지난달 텍사스주 플레이노에 ‘스토리가 있는 백화점’이라는 콘셉트의 새로운 유형의 백화점을 선보였다.백화점 내의 바,레스토랑, 갤러리, 모임장소등에서벽에 걸린 미술 작품과레스토랑의 식기류까지도 살 수 있다.매트 알렉산더 대표는 “레스토랑에 앉아 있는데 건너편에 보이는 청바지를 구매하고 싶어졌다면 위치기반서비스를 이용해 청바지를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가져다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의 몸부림이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입을 모은다.미국에서 백화점의 소매영업 점유율은 지난해 말 1.58%로, 20년 전인1998년(5.54%)의 4분의 1정도로 감소했다.지난 10월 영국의 유명 백화점인 데번햄스는 50개의 점포를 폐점하기로 결정했고,같은 달 126년 역사의 미국 백화점 체인 시어스는 매출 부진 등의 이유로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도 했다.컨설팅회사 커스토머그로스파트너스의 대표인 크레이그 존슨은 “백화점은 생존을 위해 급진적 수술이 필요하다”며 “영향력 있는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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