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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비자림로 공사 재개” 200m 구간 추가 벌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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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비자림로 공사 재개” 200m 구간 추가 벌채 불가피

입력
2018.11.29 11:58
수정
2018.11.29 21:03
8면
0 0

제주도 “우회도로 개설해

삼나무숲 최대한 보존하겠다”

일부 구간 도로폭 축소 등

벌채 면적 51% 감소 전망

“확장 필요성 검토 배제한

면피용 방안” 환경단체 반발

[저작권 한국일보]제주시 비자림로 삼나무숲이 도로 확ㆍ포장 공사로 삼나무가 잘려져 나가 속살을 벌겋게 드러내 있다. 김영헌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제주시 비자림로 삼나무숲이 도로 확ㆍ포장 공사로 삼나무가 잘려져 나가 속살을 벌겋게 드러내 있다. 김영헌 기자.

경관 훼손 논란으로 중단된 제주 비자림로 도로건설공사가 재개된다. 제주도는 당초 계획을 변경해 우회도로를 개설해 벌채되지 않은 삼나무 숲을 최대한 보존키로 했다. 하지만 우회도로 개설 과정에서 또다시 삼나무숲 훼손이 불가피해 공사 전면중단을 요구해 온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안동우 도 정무부지사는 29일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개월 동안 지역주민과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중단됐던 비자림로 확장 공사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비자림로 도로건설공사는 제주시 조천읍 대천교차로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2.9㎞구간을 기존 2차로에서 4차로로 확ㆍ포장하는 사업이다.

안 정무부지사는 이날 “이번에 마련된 비자림로 경관도로 조성 대안은 주변 자연경관을 고려한 환경친화적인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장기간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제주 비자림로 도로건설공사 가상조감도.
제주 비자림로 도로건설공사 가상조감도.

이번 개선안은 도로건설 구간을 3개 구간으로 나눠 삼나무 수림 경관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도로 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이다. 공사가 시작되는 1구간인 대천동사거리 제2대천교까지 0.9㎞구간은 당초 24m의 도로 폭을 22m로 축소키로 했다. 이 구간은 삼나무가 많지 않은 곳이다.

삼나무숲이 우거진 2구간(제2대천교~세미교차로, 1.35㎞)은 우회도로를 개설해 도로 좌ㆍ우측 수림을 최대한 보존할 계획이다. 삼나무숲은 폭 8m 넓이의 중앙분리대로 활용하고, 도민과 관광객이 삼나무 수림을 자유롭게 거닐 수 있도록 숲길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미 벌채가 진행된 3구간(세미교차로~송당교차로, 0.69㎞)은 대천에서 송당방향 왼쪽 수림은 최대한 보전하고, 오른쪽에 이미 삼나무가 벌채된 구간(약 500m)을 활용해 도로를 확장할 계획이다. 도는 이번 계획 변경을 통해 삼나무숲 등 벌채 면적이 당초 4만3,467㎡에서 2만1,050㎡로 51.6%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구간과 3구간 도로를 연결하기 위해 150~200m 정도 구간 내 삼나무 일부를 추가로 벌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공사 재개로 삼나무 추가 벌채가 불가피함에 따라 지금까지 비자림로 도로건설을 전면 중단을 요구했던 환경단체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도가 발표한 개선안은 비자림로 확장 필요성에 대한 검토는 배제한 채 도로건설을 전제로 내놓은 방안으로, 면피용에 불과하다”며 “근본적인 필요성과 환경파괴에 대한 의혹은 전혀 검토되지 않은 채 개발만을 목적으로 한 비자림로 공사를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도는 또 지역주민들이 우려했던 겨울철 삼나무 그늘로 인한 도로 결빙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도로에 염수 자동분사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삼나무숲과 함께 훼손이 우려됐던 공사 구간내 잣성(돌담)들도 보존하기 위해 시설 예정인 회전교차로 위치도 돌담 오른쪽 14m 지점으로 이동시켰다.

앞서 도는 지난 6월부터 비자림로 도로확장공사를 추진하면서 공사 구간에 포함된 삼나무 2,160그루를 벌채키로 했다. 이어 지난 8월 2일부터 7일까지 삼나무 915그루를 벌채하는 과정에서 환경단체들의 반발과 경관훼손 논란이 전국적으로 일었고, 결국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 중단 이후에도 환경단체들은 공사 전면 중단을 요구한 반면 비자림로을 주로 이용하는 지역주민들은 숙원사업이라며 공사 재개를 요구하면서 양측간에 물리적 충돌을 빚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안 정무부지사는 이날 “이번 개선안을 토대로 설계변경 절차를 거쳐 내년 2월부터 정상적으로 확장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도로 건설시 비자림로 경관도로 조성 사례를 거울삼아 환경 친화적인 경관도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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