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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고영한 전 대법관 검찰 조사 “정말 송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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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고영한 전 대법관 검찰 조사 “정말 송구스럽다”

입력
2018.11.23 14:53
수정
2018.11.2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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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께 죄송…바른 판결에 애쓰는 후배들에게도 송구”

부산법조비리 무마 의혹ㆍ법관 사찰 등 사법농단 연루

고영한 전 대법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판개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영한 전 대법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판개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며 여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고영한 전 대법관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로 고 전 대법관을 출석시켰다. 오전 9시10분쯤 서울 서초동 검찰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고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 행위로 인해서 사법부를 사랑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입을 땠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옳은 판결, 바른 재판을 위해서 애쓰시는 후배 법관을 포함한 법원 구성원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다”며 우리 사법부가 하루빨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고 전 대법관은 ‘사법농단 의혹은 후배 법관과 법원행정처장 중 누구 책임이 더 크다 생각하냐’는 물음에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자세한 내용 대해서는 조사실에서 성실히 답변하도록 하겠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하지만 포토라인에서 시종일관 당당한 태도를 보였던 박병대 전 대법관이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기밀 유출 의혹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수집 △법률신문 기사 대필 △통합진보당 관련 재판 개입 △법관 사찰 등 십여 개의 범죄사실에서 임 전 차장과 공범으로 묶여있다. 특히 박 전 대법관은 2016년 ‘부산 스폰서 판사’ 의혹 무마를 위해 직접 재판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는 문모 전 부산고법 판사 스폰서인 건설업자 정모씨 재판의 변론이 조기 종결되자, 의혹 확산을 우려해 윤인태 전 부산고법원장에게 전화로 변론 재개를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고 전 대법관을 상대로 이 같은 범죄 혐의를 추궁하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시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불려온 양승태 사법부 수뇌부가 사실상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만큼 고 전 대법관이 어떤 진술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법관은 세 차례에 걸친 소환 조사에서 “(임 전 차장에게) 지시를 한 기억이 없다”거나 “실무에서 알아서 한 일”이라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에 대한 조사를 통해 핵심 쟁점을 정리한 뒤 연내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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