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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때면 의원수가 늘어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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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때면 의원수가 늘어나는 까닭은

입력
2018.11.18 20:00
수정
2018.11.18 22: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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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자체 확보 표 합치면 200명 넘기도…”이젠 지장이 필요할 때”

20대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 박구원기자
20대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 박구원기자

“우리 당 의원수가 112명이잖아. 그런데 1년에 한 번씩 200명이 넘을 때가 있는데 지금이 그때다.”

최근 원내대표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만나면 어렵지 않게 듣는 농이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각 후보들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표를 합치면, 전체 의원수를 훌쩍 뛰어넘는다는 얘기다. 그만큼 원내대표 경선은 선출 당일까지도 예측불허다. 선거의 달인이라 할 수 있는 의원들을 유권자로 한다는 점 때문에 도전자들 입장에서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보다 더 어려운 선거가 된 지 오래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5명 이상의 의원들이 사실상 출사표를 던지고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20대 국회 들어 이미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다 고배를 마셨던 나경원, 유기준 의원을 포함해 강석호, 김영우, 김학용 의원 등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 특히 야당의 경우 여당처럼 청와대의 의중 등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외부 변수가 적기 때문에 온전히 당내 상황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

경선 당일까지도 유권자 의중을 파악하기 어려운 원내대표 도전자 입장에서는 개별 의원 접촉을 최대한 늘리는 게 최선의 선거운동이다. 하지만 선거운동에 나선 의원들은 하루가 부족하다. 조찬은 물론 오ㆍ만찬까지 삼시세끼 의원들과 식사 자리를 잡는다고 해도 보통 한 달간의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 100명이 넘는 의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초ㆍ재선 의원 모임은 효율성이 가장 높은 자리다. 지난 14일 열린 초ㆍ재선 모임 ‘통합과 전진’에는 나경원, 김영우 의원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행사장을 찾았다. 하지만 과거처럼 얼굴을 비치는 것만으로는 마음을 얻지 못한다. “개별 의원 집의 밥그릇과 수저 개수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만나는 게 필수가 됐다”는 게 의원들의 전언이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김영우 의원이 평소 친분이 두텁지 않은 박완수 의원을 보고 “기사를 봤더니 (박 의원이) 남녀 쌍둥이라고 하시더라”며 아는 체를 한 게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토론회를 직접 열고 표심을 다지는 경우도 있다. 수동적으로 토론회를 찾아 다니느니 직접 자리를 만들어 스킨십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김학용 의원은 지난 14일 의원회관에서 ‘심층분석 커지는 남북군사합의서 논란, 그 문제점과 대안은’이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 의원은 20일에도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사회보험적용’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강석호 의원도 이번 주중 외교안보 관련 현안 토론회를 구상 중이다.

그렇다면 유권자가 된 의원들의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과거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을 치열하게 치렀던 한 관계자는 18일 “대중성과 개별 의원들이 인정할 수 있는 실력이 양대 기준”이라고 했다. 때로는 당 대표보다 더 빈번하게 국민 앞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대중성을 상당히 중요한 기준으로 의원들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력은 당이 처한 현실을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를 보고 판단한다고 한다. 최근 당내에서 “이제는 지장(智將)이 필요할 때”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 나오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김성태 원내대표 선출 당시 모토가 ‘투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 전략을 갖고 대여 관계를 풀어가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는 얘기다. 한 초선 의원은 “‘투쟁에 매몰돼 평생 야당 노릇만 할 수는 없다’는 얘기가 의원들 사이에 오고 간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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