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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뭉친 SK, 타선 응집력ㆍ계투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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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뭉친 SK, 타선 응집력ㆍ계투 빛났다

입력
2018.11.14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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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2008년 KS, 2009년 PO, 2018년 KS… 4번의 포스트시즌 두산 상대 모두 이겨 

2018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13일 새벽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올라 기뻐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
2018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13일 새벽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올라 기뻐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

12일 밤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이 벌어진 서울 잠실야구장 마운드엔 SK 와이번스의 김광현(30)이 올라왔다. 5-4로 앞선 연장 13회말, 승부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에이스가 나선 것. 두산 베어스의 마지막 타자 박건우(28)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우승을 확정한 순간, 김광현은 뒤를 돌아 두 팔을 크게 벌렸고 SK 야수들은 마운드를 향해 돌진했다.

2010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SK가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에도 마운드엔 김광현이 서있었다. 당시 스물 둘의 풋풋한 김광현은 모자를 벗고 베테랑 포수 박경완에게 허리 숙여 인사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8년이 흐른 뒤 지독한 부상과 슬럼프를 딛고 또 다시 멋지게 한국시리즈를 마무리한 김광현은 이번엔 자신의 뒤를 든든히 지켜준 야수들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김광현이 우승을 확정한 뒤 야수들을 향해 두 팔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광현이 우승을 확정한 뒤 야수들을 향해 두 팔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SK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두산을 상대로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을 누르는 우승)’에 성공하며 2018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른바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라는 모두의 예상을 깬 우승이어서 감격은 두 배가 됐다.

올해 챔피언은 두산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전문가는 없었다. 정규 시즌에서 역대 최다승 타이(93승 51패)기록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2위 SK와의 승차는 무려 14.5경기였다. 그러나 가을 무대에서의 SK는 달랐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원팀’으로 똘똘 뭉쳤다. SK 타선은 응집력을 발휘했고, 마운드는 효율적인 계투로 위기를 돌파하며 포기하는 걸 잊었다. 한국시리즈 기간 SK의 팀 타율은 0.221로 두산의 0.249보다 낮았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홈런공장’ 답게 8개의 홈런을 날려 3개의 두산을 압도했다. 희생번트도 7번 성공해 단 한 차례만 성공한 두산을 앞섰다.

SK는 가을 야구에서 유독 두산에 강했다. 올 시즌까지 4차례 만나 4번 모두 승리했다.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만나 모두 우승했다. 2009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3승 2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반면 두산은 2007년 이후 5번 준우승했는데, 이 가운데 3번(2007, 2008, 2018)이나 SK에 가로막혔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왼쪽 2번째)이 한국 시리즈 6차전을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SK그룹 최태원 회장(왼쪽 2번째)이 한국 시리즈 6차전을 관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011년 한국시리즈 3차전 이후 7년 만에 야구장을 찾아 SK의 4번째 우승 순간을 현장에서 함께 했다. 우승 세리머니 때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기도 했다. 박용만 두산 인프라코어 회장은 최 회장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그는 경기 직후 SNS를 통해 “이기면 더 좋지만 져도 재미있는 것이 야구다. 모처럼 밤 11시40분까지 오금을 못 펴고 진검승부를 보았는데… 졌다”며 “최태원 회장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최 회장 기분 좋겠네”라고 덧붙였다.

SK 우승엔 누구보다 트레이 힐만(55) 감독의 공이 컸다. 부임 2년 만에 힐만 감독이 일궈낸 우승엔 선수들을 감동시킨 탈권위와 소통의 리더십이 한몫 했다. SK 선수들은 “이런 감독은 처음이었다”며 “감독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서라도 우승 트로피를 바치겠다”고 힘을 모았다.

선수들의 마음까지 세심히 챙겼던 힐만 감독은 정규시즌엔 긴 호흡으로 장기 레이스에 임했고, 포스트시즌에선 특정 선수와 기록에 의존하지 않는 용병술과 다양한 수비 시프트 및 작전으로 기민한 대처를 했다. ‘빅볼’과 ‘스몰볼’을 적절히 섞은 힐만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략에 막강 두산도 무릎을 꿇고 말았다.

SK 새 감독에 선임된 염경엽 단장. 연합뉴스.
SK 새 감독에 선임된 염경엽 단장. 연합뉴스.

SK는 13일 올 시즌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염경엽 단장을 선임했다. 총 3년간 계약금 4억원, 연봉 7억원 등 총액 2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넥센 히어로즈 감독직을 내려놓고 2017년 SK 단장으로 옮겼던 염 단장이 행정가에서 다시 승부사로 컴백하는 것이다. 그는 함께 우승을 일군 힐만 감독의 유산을 계승, SK 제2의 왕조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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