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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서울대 총장선거 ‘반토막’난 학생투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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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서울대 총장선거 ‘반토막’난 학생투표율

입력
2018.11.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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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대. 한국일보 자료사진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학생이 행사한 한 표의 가치가 떨어지는 셈이잖아요.”

서울대 자연과학계 대학원생 김모(28)씨는 지난 9일 실시된 서울대 총장 선거에서 투표 하지 않은 이유가 당연한 듯 말했다. 서울대가 총장 선거에 학생 투표를 반영하고 있지만 학부생ㆍ대학원생ㆍ연구생 3만3,000여명의 투표를 합산한 뒤 9.5% 비율로 환산 반영하기 때문에, 한 표를 비율로 따지면 매우 미미한 수준. 투표를 많이 할수록 한 표의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마저 발생한다는 것이다.

성희롱 의혹으로 최종 후보가 낙마한 뒤 다시 치르고 있는 제27대 서울대 총장 선거에서 투표한 재학생은 10명 가운데 1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대에 따르면 9일 실시한 총장예비후보자 학생 투표에 학부생ㆍ대학원생ㆍ연구생 2,669명이 참여했다. 앞서 일종의 투표권 확보 절차와 동일한 예비후보자정책평가단 등록에는 5,140명이 참여했다. 투표권을 가진 전체 학생이 3만3,000여명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실제 투표를 한 건 고작 8%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 5월 실시한 선거에서 학생 15%가 투표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개교 이래 학생들이 유권자로 처음 참여한 당시 선거에서 학생 8,029명이 선거인단으로 등록했고 이 가운데 4,846명이 실제 투표했다.

학생들의 무관심은 투표 전부터 감지돼왔다. 간접 투표 방식으로 치러지는 서울대 총장 선거에서 정책평가단에 전체 75%의 몫의 주어지는데, 학생은 3만3,000명 전원에게 투표권이 있지만 교원은 전체 2,227명 중 15%(337명)만이 참석한다. 그럼에도 학생 투표 결과는 9.5% 비율로 환산 반영될 뿐이다. 반면 각 단과대 대표 교수와 외부추천위원 30명으로 구성된 총학추천위원회는 전체의 25% 몫을 가지고 있다. 사범대 3학년 재학중인 최모(25)씨는 “학생들에 부여된 투표권은 상징적인 의미 밖에 안 돼 주변 친구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학생들의 첫 참여로 관심을 모았던 지난 5월 선거에서 학생들의 투표와 최종 결과가 다르게 나온 것도 한 몫 했다. 당시 학생들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던 후보는 교원, 총추위 평가 합산 결과 상위 3위 안에 들지 못 한 반면, 학생 득표율이 가장 낮았던 강대희(56) 의과대학 교수는 1위로 올랐다. 강 교수는 이사회에서 추천을 받아 최종 후보로 낙점됐지만, 이후 성폭력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사퇴하자 학생들의 투표 포기 움직임은 더욱 강해졌다.

한편, 총장 예비 후보 3명으로 확정된 오세정(65) 서울대 물리ㆍ천문학부 명예교수, 이우일(64)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정근식(60) 사회학과 교수는 26일 이사회 면접을 거쳐 27일 최종 후보 1명으로 좁혀진다. 이후 교육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총장을 임명한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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