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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드러낸 넷플릭스, 한국 거점 아시아 시장 공습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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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드러낸 넷플릭스, 한국 거점 아시아 시장 공습의 속내는?

입력
2018.11.09 04:40
수정
2018.11.26 09:3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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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서 대규모 초청행사

8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Netflix See What’s Next: Asia) 프레스 라운지 모습.
8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Netflix See What’s Next: Asia) 프레스 라운지 모습.

8일 오전 싱가포르 최고급 호텔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190개국 1억3,7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OTT) 넷플릭스가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1개국 언론과 기업, 비즈니스 파트너를 초청해 대규모 행사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Netflix See What’s Next: Asia)를 열었다. 참여 인원은 300여명. 넷플릭스는 한국에서만 70여개 매체를 초청해 아시아에서 한국시장에 대한 인식을 은근히 드러냈다.

△미국 경쟁심화가 부른 아시아 시장 공습

넷플릭스는 올해 쓴맛과 단맛을 모두 맛봤다. 2분기에 예상했던 가입자 수는 620만명. 하지만 실제 가입자수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520만명에 그쳤다. 실적 발표 이후 넷플릭스 주가는 15%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울상을 지었던 것도 잠시, 3분기에는 가입자 수가 696만명으로 증가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들은 넷플릭스의 해외 가입자 수가 크게 뛰어올랐다고 보도했다. 특히 2016년 진출한 인도에서 가입자 수가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4분기 가입자 수가 94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인도 일본 대만 등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 진출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아태지역을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하고 개척에 나선 이유는 미국 내 경쟁 심화 때문이다. 미국 OTT 시장에는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유튜브 프리미엄, 훌루나 HBO 나우가 전쟁과도 같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2대 통신사 AT&T가 미디어그룹 타임 워너를 인수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월트디즈니는 21세기 폭스를 인수해 훌루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했고, 훌루를 디즈니 플레이라는 이름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리서치 회사 마지드 앤 어소시에츠에 따르면 최근 설문조사 결과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5%인 반면 서비스 해약자는 7%였다. 미국 내 넷플릭스 성장세가 정체기를 넘어 쇠퇴기에 접어들었을 수도 있다는 신호다. 넷플릭스가 아태지역에 더 관심을 쏟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방송협회의 한 관계자는 “일본이나 한국, 인도 등은 월정액 주문형 비디오(SVOD) 시장이 잘 구축돼 있어 (월정액으로 콘텐츠를 무제한 볼 수 있게 하는) 넷플릭스로서는 진출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막대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넷플릭스도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이날 행사에 앞서 만난 제시카 리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넷플릭스는 아시아 시장을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아시아에 진출한지 불과 2년 만에 한국 등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시리즈를 만들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2016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투자하며 한국 시장 진출을 알렸고, 드라마 ‘킹덤’과 예능콘텐츠 ‘범인은 바로 너!’에 투자하며 주목을 끌었다. 하반기 국내 최고 인기 드라마로 꼽히는 tvN ‘미스터 션샤인’의 판권을 280억원 이상에 구입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공개하겠다고 이날 행사에서 발표한 콘텐츠 면면에서도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늠할 수 있다. 콘텐츠 14개 중 ‘나르코스: 멕시코’ ‘모글리’ 등 미국 콘텐츠 4개, ‘킹덤’ ‘범인은 바로 너!’ 등 한국 콘텐츠 4개, ‘레일라’ ‘바후발리: 비포 더 비기닝’ 등 인도 콘텐츠 6개를 소개했다.

넷플릭스는 특히 한국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의 주요 거점으로 여기고 있다. 넷플릭스는 중국 정부 정책에 막혀 중국 대륙에서는 아직 서비스를 못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 있는 한류 콘텐츠로 중국 시장을 노려보겠다는 전략이다.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tvN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협업한 ‘킹덤’(제작비 200억원)은 넷플릭스의 최고 기대작이다. 넷플릭스는 이날 ‘킹덤’의 심야 상영회를 열었다.

넷플릭스는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80억 달러(약 8조9,3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가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쟁 업체도 맞불을 놓고 있다. 세계 최대 동영상사이트인 유튜브는 광고 없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내년까지 50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디즈니는 디즈니 플레이를 통해 자사 콘텐츠를 독점 제공할 계획이다. 애플도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에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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