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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찾는 리용호, 외국투자 유치 비결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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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찾는 리용호, 외국투자 유치 비결에 관심

입력
2018.11.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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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달 말 베트남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가 2박3일 베트남 일정 중에 하이퐁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퐁은 집중적인 외국인 투자로 최근 베트남에서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산업단지가 있는 곳이다. 베트남의 개혁ㆍ개방 모델인 ‘도이머이(쇄신)’ 정책과 함께 외국인 투자 유치에 대한 북한이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수도 하노이 인근의 항구도시 하이퐁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하이퐁시 내에서도 항만을 끼고 있는 산업단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퐁에는 딘부-깟하이 경제특구가 있으며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이 335㏊에 35조동(약 1조7,000억원)을 투자, 베트남 최초의 독자 브랜드 자동차 빈패스트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 기업으로는 LG가 인근에 대규모 투자를 벌이면서 협력사들이 대거 진출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최대 관광지 중 하나인 하롱베이와도 40분만에 연결된다.

대북 소식통은 “리 외무상의 하이퐁 경제특구 방문은 결국 ‘모방’ 목적”이라며 “국제사회 제재가 풀릴 경우 베트남의 개방정책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딘부-깟하이 경제특구 등의 효과에 힘입어 2017년 기준 지난 4년간 하이퐁시 등 북부로 유입된 FDI는 630억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호찌민시와 인근 남부 지역으로 유입된 FDI는 500억달러 수준이다.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100㎞ 가량 떨어진 하이퐁시는 프랑스 식민지배 당시 사이공(현 호찌민시)과 함께 수탈 목적으로 개발된 인도차이나반도 내 최대 항구 중의 하나다. 하지만 수심이 5m에 불과, 이후 대형화한 선박들의 접안이 어려워 기능이 쇠퇴했던 곳이다. 하지만 10여년 전 항만재개발 사업이 시작됐고, 올해 초 14m 깊이의 심해항이 완공되면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경제특구 내 항구를 끼고 있는 산업공단 ‘딥C’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생산된 물건이 미국, 유럽으로 바로 연결되는 덕분에 한국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며 “업계에서는 베트남 최대 항구로 거듭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심해항을 낀 경제특구 덕분에 하이퐁이 ‘넥스트 사이공’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현지에서는 내놓고 있을 정도다.

이달 2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찾을 것으로 알려진 리 외무상의 베트남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 외교가 관계자는 “베트남은 한국과의 관계 때문에 북한과 거리를 둬 왔다”며 “남북 적대행위 중지 등 한반도 평화 국면을 맞아 전향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베트남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상황에서 리 외무상의 베트남 방문을 위해 미국 설득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 외무상의 베트남 방문으로 베트남은 경제 지평을 북한으로도 넓힐 수 있다”며 “북한문제에 관한 한 일본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 외무상의 베트남 방문은 작년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얼어붙은 양국 관계 복원 신호로도 해석된다. 당시 북한 공작원들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 등을 이용해 김정남을 암살한 바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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