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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자크로, 파가니니로… 나란히 데뷔 앨범 낸 젊은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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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자크로, 파가니니로… 나란히 데뷔 앨범 낸 젊은 대가

입력
2018.11.07 15:30
수정
2018.11.07 19:1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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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ㆍ양인모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왼쪽)와 양인모가 잇달아 데뷔 앨범을 발매했다.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뛰어 넘어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겼다. 소니뮤직ㆍ유니버설뮤직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왼쪽)와 양인모가 잇달아 데뷔 앨범을 발매했다.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뛰어 넘어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겼다. 소니뮤직ㆍ유니버설뮤직 제공

한국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연이어 데뷔 앨범을 발매했다. 이달 2일과 5일 각각 소니뮤직과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음반을 낸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30)와 양인모(23)가 그 주인공. 첫 앨범으로는 흔치 않게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독주회 실황을 택했다. 두 사람의 음반에는 유명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린 연주자들이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겼다. 이들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여성 최초 우승자인 미리암 프리드를 사사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6일 서울 종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앨범 발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목프로덕션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6일 서울 종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앨범 발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목프로덕션 제공

◇콩쿠르 여왕 아닌 학구파 연주자로

“콩쿠르가 다른 사람의 기준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것이라면 이번 녹음은 제가 세운 기준에 도달해야 하는 과정이었어요.”

김다미의 이번 음반 작업은 콩쿠르와는 다른, 자신만의 음악적 도전이었다. 그는 하노버 국제 콩쿠르 1위(2012),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 1위 없는 2위(2010) 등으로 일찌감치 콩쿠르의 여왕으로 불렸다.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 2위도 주최 측 재정 부족이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서울 종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다미는 “마냥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연주하면 미성숙한 연주라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학구적인 접근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다미는 지난 9월 슬로바키아의 수도 블라티슬라바로 날아가 녹음 작업을 했다. 지난해 투어 협연자로 김다미를 선정한 국립슬로바키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슬로박필)가 먼저 제안한 음반 녹음이었다. 체코ㆍ슬로바키아 대표 작곡가인 드보르자크의 곡으로만 채워졌다. 김다미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작곡가다. “고등학생 때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협연자 콩쿠르에서 우승해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와 드보르자크 협주곡을 연주했어요. 루체른 페스티벌 데뷔 무대에서도 드보르자크의 유모레스크를 연주했고요. 제 애정이 담긴 선택이었습니다.”

애정만큼 원작에 충실하려는 노력도 음반에 담겼다. 작곡가의 자필 악보가 존재하지 않는 드보르자크 협주곡은 맨 처음 출판된 짐로크 출판사의 총보를 구해 연주했다. 김다미와 슬로박필은 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대구, 통영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 투어에 나선다. 서울 공연은 녹음을 함께 한 지휘자 다미안 이오리오가 이끈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앨범 발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앨범 발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파가니니의 재림이라 불리는 연주자

2015년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가 10년 만에 배출한 우승자인 양인모는 별명조차 ‘인모니니’다. 그의 데뷔 앨범 역시 파가니니였다. 빠르고 정확하게 연주해야 하는 고난도 곡으로 ‘악마적인 기교’로 표현되는 파가니니의 24개 카프리스를 택했다. 양인모는 올해에만 광주와 서울에 이어 파가니니 콩쿠르 개최지인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카프리스 전곡을 연주했다. 음반에는 지난 5월 서울 금호아트홀에서의 실황 연주가 담겼다. 5일 서울 종로구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인모는 “예전에는 파가니니의 기교적인 화려함에 매료됐다면 이제는 파가니니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 전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자신만의 해석을 담아 늘 새롭게 들려주는 것이 그의 목표다. “악보에 매몰되지 않고 자유롭게 여러 방식으로 연주를 풀어나가고 있어요. 이번 음반은 특히 실황을 녹음한 거라 청중과의 긴장감과 소통하려는 태도가 담겨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수년째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과 함께 하고 있지만 양인모가 파가니니만 연주하는 건 아니다. 그는 “다른 작곡가라면 슈만의 음악에 집중하고 싶다”며 “소나타 3곡과 협주곡 1곡, 소품 정도로 곡이 많지는 않지만 연구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해석자의 입장인 연주자로서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남는다”는 그는 요즘 재즈 음악도 자주 듣는다.

양인모는 15일 금호아트홀에서 1998년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자인 일리야 그린골츠와 듀오 연주를 끝으로 2018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여정을 마친다. 내년 1월 프랑스국립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파리 데뷔를 앞두고 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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