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 배우 김부선씨가 밀회 증거로 주장한 신체부위 점에 대해 “내 몸에 점이라곤 빨간 점 하나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논란에 대해서도 작심한 듯 반박했다.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 4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씨와 소설가 공지영씨 목소리가 담긴 2분 20초 분량의 통화 파일이 유출돼 논란이 일었다. 김씨는 이 파일에서 “이 지사의 신체에 큰 점이 있다. 법정에 갔을 때 최악의 상황에 꺼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공씨는 다음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과 김씨의 목소리가 담긴 이 파일을 경기 분당경찰서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필요할 경우 신체검증에도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모멸감과 수치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지만, 이 치욕과 수모가 소모적 논란의 종식, 도정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며 “경찰이 지정하는 방식으로 김씨가 주장하는 부위에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드리겠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김씨의 주장이 사실 무근임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저는 몸에 빨간 점 하나가 있다. 혈관이 뭉쳐서 생긴 것”이라며 “우리 집은 어머니 덕에 피부가 매우 깨끗하다. 그래서 점이 없다. 특정 부위에”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 지사는 신체검증은 물론, 취임 뒤 첫 생방송 인터뷰까지 응하며 적극 반박에 나선 이유에 대해 “공무원으로서 이런 걸 감수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속 방치하면 도정에 장애를 줄 상황까지 왔으므로 한 번 정리를 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이날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등 그간 선거 과정에서 제기돼 온 각종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지사는 최근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이 여배우 스캔들 수사 등 종합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번 압수수색은 소위 정신병원 강제 입원 고발 사건에 한정된 것이었다”며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이 문제는 2014년 선거 때도, 2016년 대선 때도 문제가 됐는데 문제 없이 다 넘어간 일이다. 저희로서 (압수수색은) 좀 이해하기 어렵다”며 “(형의 정신병원 입원은) 적법한 행정 절차였고, 실제로 저희가 입원시킨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인 전해철 의원 등에 대한 비방을 일삼아 고소 당한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의 실제 사용자가 부인 김혜경씨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이 지사는 “트위터 계정은 아무나 막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왜 쓸데 없이 자기 이름 걸고, 자기 실제 전화번호 넣고 자기 이메일까지 넣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 지사는 이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마녀사냥’의 일종으로 규정하며 “저는 실험실의 개구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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