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캐버노 인준안 통과,,, 트럼프 '대법 보수화' 이루다

알림

캐버노 인준안 통과,,, 트럼프 '대법 보수화' 이루다

입력
2018.10.07 08:38
수정
2018.10.07 20:44
16면
0 0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 워싱턴=AP 연합뉴스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의 보수 우위가 현실화했다. 미국 연방 상원이 6일(현지시간) 과거 성폭행 가해 의혹이 제기된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의 연방대법관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수 주간의 논쟁 끝에 캐버노가 대법관으로 인준되면서 그는 자진사퇴, 은퇴, 혹은 사망하지 않으면 평생 동안 미국의 법적 쟁점을 다루는 최종 9명 중 1명이 됐다.

미 상원은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캐버노 인준안을 표결, 찬성 50표 대 반대 48표로 가결처리했다. 상원 의석을 공화당이 51석, 민주당이 49석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에서 이탈표 2표만 나와도 인준이 무산되는 상황이었다. 공화당 스티브 데인스 의원(몬태나)이 딸의 결혼식 참석으로 불참하고, 공화당에서 유일하게 인준반대 의사를 밝혔던 리사 머코스키 의원(알래스카)이 기권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조 맨친 의원(웨스트버지니아)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인준안이 통과됐다.

이번 인준안 통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수십년 동안 연방대법원의 보수 우위를 위해 노력해 온 보수 진영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7월 은퇴한 앤서니 케네디 전 연방대법관이 비교적 중립적으로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것과 달리 그 자리를 메울 캐버노는 확실한 보수 성향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방대법관 성향이 진보 대 보수가 4대4로 갈린 상황에서 캐버노 임명으로 보수는 5대4 우위로 올라서게 됐다. CNN 방송은 “로널드 레이건도, 부시 대통령 부자(父子)도 아니고, 정통 보수가 아닌 트럼프가 보수 우위의 대법원을 만든 건 아이러니”라면서 “트럼프는 부정할 수 없이 중요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의회전문 매체 더힐은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 ‘생명을 존중하는 인물’을 대법관에 앉히겠다고 약속했는데, 자신의 임기 중 벌써 2명이나 그 자리에 앉히게 됐다”고 트럼프를 이번 ‘대법관 인준전쟁’의 승자로 평했다. 이 매체는 여성의 낙태권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캐버노의 대법원 입성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이 결속할 계기가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6년 대법관 후보자로 지명한 메릭 갈랜드의 인준을 상원에서 효과적으로 막아선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고서치와 캐버노 대법관을 차례로 연방대법원에 앉히면서 공화당의 숙원을 이뤄낸 정치적 승리의 주역이 됐다.

브렛 캐버노의 미국 연방대법관 임명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6일 상원의 승인 투표 직후 미국 연방대법원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브렛 캐버노의 미국 연방대법관 임명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6일 상원의 승인 투표 직후 미국 연방대법원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하지만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와 맞물려 정치적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캐버노 사건을 계기로 ‘공화당이 여성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식의 선거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포드와 다른 용감한 앞으로 나선 여성들을 믿고, 그들의 희생이 의미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투표를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여전히 포드의 성폭력 가해자는 캐버노가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버노는 완전히 깨끗한 과거를 가진 사람이고 그게 내가 그를 지명한 이유”라며 “포드가 가해자를 잘못 지목했을 확률이 100%”라고 말했다.

캐버노 인준 논란은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그동안 정치적 논쟁 가운데서도 당파성 없이 헌법에 의거해 쟁점을 평가해 온 기관으로 여겨졌던 미국 연방대법원의 위상도 손상을 입었다. 미국 의회전문 온라인 뉴스레터 쿡 폴리티컬 리포트의 데이비드 와서먼 편집자는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캐버노 문제는 공화당 지지층과 민주당 지지층을 더 멀리 떨어트리는 원심분리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