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4선언 11년 만에 남북 공동행사… 방북단, 김영남과 별도 간담회

[KakaoTalk_20181005_112605089] 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열린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박수치며 개회를 알리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10-05(한국일보)/2018-10-05(한국일보)

남북이 5일 평양에서 10ㆍ4선언 11주년을 기념하는 공동행사를 열어 뜻을 기리며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반드시 이행하자고 함께 결의했다.

이날 행사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10ㆍ4선언에 합의 뒤 11년만에 처음으로 진행된 공동행사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10ㆍ4선언 발표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진행했다. 남측에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 등 160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선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하고 약 3,000명의 인원이 행사장에 자리했다.

기조 연설에 나선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온 겨레에 안겨드린 것은 조선만대에 길이 빛날 불멸의 업적”이라며 최근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치켜세웠다. 이어 단상에 오른 리선권 위원장은 철도ㆍ도로 북측 구간 착공식 개최는 물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중단 해결 필요성을 언급했다.

남측의 조명균 장관은 연설에서 “10ㆍ4선언은 녹슬지 않은 이정표”라고 평가했고 이해찬 대표도 6ㆍ15선언과 10ㆍ4선언, 4ㆍ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을 차례로 거명하며 “한반도 평화와 공동선언의 길을 함께 만들어나가게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행사 뒤 남측 방북단은 김영남 위원장을 인민문화궁전 휴게실에서 따로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남측 대표단에 1980년대 통일운동을 이끌었던 문익환 목사 부인의 생사 여부를 물었다. 이해찬 대표가 “돌아가셨다. 대신 아들인 문성근씨가 왔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문 목사의 동생 문동환 선생의 근황을 묻는 등 문 목사 집안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후 북한 미술창작기관인 만수대창작사를 방문해 남측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처리 돼줘야 (남북관계가) 안정되게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평화체제로 가려고 하는데 국가보안법 등 관계법들에 대한 논의 있어야 한다”며 국가보안법 개정 의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남북은 또 이날 저녁 고려호텔에서 남북 정치인간 모임을 열고 연내 남북국회회담 개최에 공감했다. 이 대표는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과 이야기해 보니 설령 (남측) 야당에서 반대하더라도 문제를 극복하겠다는 말씀이 있었다”며 “연내 회담 개최에 별로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조명균 장관을 비롯한 보건복지부, 문화재청, 산림청, 국무총리실 측 대표단 5명은 이날 오후 6시 리선권 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과 별도의 고위급회담을 열었다. 약 50여분간 진행된 협의에서 남북은 산림협력, 보건ㆍ의료 분야 협력 등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단은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관람했던 북한의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했다. 방북단은 6일 2박3일 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귀환한다.

평양=공동취재단ㆍ조영빈 기자